[보고서 어휘 살피기] 분석 vs 검토

#0 이런 내용을 다룹니다

회사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다 보면 '분석'과 '검토'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게 됩니다. 둘 다 '자료나 정보를 살펴보는 상황'에서 사용하는 단어죠. 하지만 이 두 가지 단어는 서로 미세하게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의미 차이를 모르고 섞어서 사용하다가 팀장에서 호되게 혼날 수 있으니 이 기회에 정확히 알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1 프롤로그

오늘 날씨가 참 좋습니다. 요즘은 꽤 많은 회사들이 워케이션 제도를 만들다보니 산이나 바다에 있는 호텔 같은 장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친구들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회산 그런 회사가 아니죠. 순간 쓴웃음이 나옵니다. 

지금 우과장은 회의실에 있습니다 .한달에 한번 있는 경영회의가 곧 시작하거든요. 지난달의 실적을 확인하고 이번달의 과제를 점검하는 중요한 회의지요. 이 회의는 회사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경영관리 부서에서 준비합니다.

그런데 문밖에 서있는 경영관리팀장의 얼굴이 심상치 않습니다. 울그락불그락 거리며 얼마 전에 경영관리팀으로 전배온 직원에게 한소리 하고 있네요. 이런... 오늘 회의자료에 오타가 있나 봅니다. 그것도 한두 군데가 아닌가 봐요. 경영관리팀장이 보고자료를 빨리 다시 살펴보라고 극성이네요.

"알겠습니다. 빨리 보고자료 다시 분석해서 고쳐 놓겠습니다!"

이 말은 들은 경영관리팀장이 노발대발입니다. 분석이라는 말의 뜻도 제대로 모르냐는 거지요. 이런 괜히 찔리네요. 저도 신입사원이던 시절에 '분석'과 '검토'의 차이를 몰라서 혼났던 적이 있었거든요.

 

#2 문제분석

분서과 검토는 비슷한 의미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단어는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섞어서 사용하면 안 됩니다. 특히 보고서에서 분석과 검토를 적절하게 구별해서 사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분석과 검토는 모두 자료나 정보를 다루는 말이지만, 그 목적과 방법이 조금 다릅니다. 분석은 기본적으로 잘 모르는 대상을 파악하고 원인을 찾아내기 위한 행동이고, 검토는 이미 존재하는 대상을 다시 확인하고 문제점을 찾아내는 행동입니다.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분석'을 해야 하고, 잘못된 내용을 찾아내 고치기 위해서는 '검토'를 해야 합니다.

 

#3 본뜻

분석 (分析 / 나누다 분, 쪼개다 석) - 얽혀 있거나 복잡한 것을 풀어서 개별적인 요소나 성질로 나눔
검토 (檢討 / 검사하다 검, 치다·탐구하다 토) - 어떤 사실이나 내용을 분석하여 따짐

회사에서 분석이란 단어를 사용할 때는 어떤 문제나 이슈가 발생하였을 때, 자료나 정보를 세부적으로 조사하고 분해해서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상을 파헤쳐서 그 안에 있는 원인을 찾아내려고 할 때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반면, 검토는 이미 존재하는 자료나 정보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그 내용이 정확하고 타당한지 평가하는 것을 말합니다. 검토라는 말 안에는 분석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회사에서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대상을 재확인하여 문제점이나 오류가 없는지 파악하고자 하는 경우에 주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4 보고서를 위한 적절한 사용

○ 분석
  - 데이터를 수집하여 통계 분석 수행
  - 문제 해결을 위한 원인 분석 진행
  - 지난 시즌 고객 만족도 조사결과를 분석하여 개선과제 도출
  - 시장 트렌드 분석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전략 수립
  - 재무제표 분석 결과, 즉각적 리스크 관리대책 필요 

○ 검토
  - 제안서를 검토하여 기업 정책에 맞는 내용인지 확인
  - 회의록을 검토하여 회의 내용 및 결정사항이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는지 확인
  - 문서 작성 시, 오류 방지를 위해 맞춤법과 문법 검토
  - 당사의 법적 책임 범위를 확인하기 위해 계약서 검토
  - 공정한 평가를 위해 종합적인 검토 필요

분석과 검토는 모두 중요한 업무 프로세스입니다. 제대로 된 분석과 검토를 수행하면, 다음과 같은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1) 문제점 파악

분석은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대상의 구성요소를 분해하여 살펴보면,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한 건지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업무 효율 향상

검토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문서를 작성한 다음에 잠깐 바람을 쐬고 정신을 맑게 한 다음 다시 한번 아까 작성한 문서를 찬찬히 읽어 봅니다. 창작에만 몰입해서 작성했을 때는 보이지 않던 오타나 맞춤법 오류들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보고서에서 오류가 줄어들면 업무의 흐름이 원활해지고, 상사의 신뢰가 올라감에 따라 보고 스트레스 역시 낮아집니다.

3) 의사결정에 도움

분석과 검토는 의사결정에 도움을 줍니다. 분석을 통해 대상의 성질이나 상황을 파악하면 더욱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검토를 통해 분석한 내용을 다시 한번 점검하며 자료나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하면 의사결정의 오류가 줄어듭니다.

 

#5 에필로그

이제 경영회의가 시작됩니다. 아까 혼나던 직원이 판돌이를 하고 있네요. 정신이 쏙 빠진 듯한 표정이 안쓰럽습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그렇게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거죠. 혼나는 거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을 하는 사람이 성장도 빠릅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