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과장 업무노트 / / 2020. 5. 31. 17:04

여러 부서의 손익, 한 눈에 보기 좋게 정리하기 (1/2)

#1 이런 내용을 다룹니다.

숫자를 보기 좋게 정리하는건 언제나 어렵습니다

수치는 같아도 맥락에 따라 의미와 중요도가 매번 달라지기 때문인데요

여러 사업장의 손익 숫자를 한눈에 보기 좋게 깔끔하게 정리하려면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요?

 

#2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우과장입니다

 

어제 퇴근 무렵 마팀장님이 저를 부릅니다.

  (왜 항상 5시 40분 즈음에 부르는 걸까요? 원래 팀장들은 다 그런 건가요?)

지시사항은 이렇습니다. 엊그제 사업현황 자료를 보고하였는데, 사업장별 손익 현황이 너무 산만해서 보기 어려우니 한눈에 보기 좋게 수정하라는 겁니다. 매번 하던대로 정리한건데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 뭐가 잘못된 걸까요?

 

#3 문제 분석 (1/2)

맨처음 정리한 자료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왜 산만하다 느껴졌을까요? 사실 이런 방식의 정리는 여러 기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예를 볼까요?

 

아마존 2019년 Annual Report
facebook Annual Report 2018

 

공통적으로 오른편에 수치를 세로열로 정열했습니다. 연도로 구분했네요. 좌측열에는 항목명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항목과 수치는 '1 대 多'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네요. 항목 마다 연도별로 수치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항목은 같은 종류끼리 묶여있습니다. 맨 위에 카테고리명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줄부터 세부항목이 나오는데 육안으로 구분이 쉽도록 들여쓰기를 하였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합계를 무조건 하단에 표시한다는 점입니다. facebook 자료를 예로 보자면, Revenue란 카테고리명이 제일 위에 나오는데 우측에는 수치가 없습니다. 다음줄 세부항목 - 여기서는 US&Canada가 되겠네요 - 부터 우측에 수치가 표시됩니다. 맨 처음 수치에는 단위가 같이 표시되고 다음부터는 표시하지 않습니다. 동일 카테고리 안에서는 같은 기준일테니 표현의 간결함과 가독성을 위해 단위 표시를 최소화한 것입니다. 들여쓰기가 끝나고 - 더 이상의 세부항목이 없게 되면 - 그 다음 행에서는 들여쓰기 없이 Total revenue를 표기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아마존과 좀 다르네요. 두 기업 모두 합계를 하단에 표시했지만, 페이스북이 합계에서 들여쓰기를 해제한데 비해, 아마존은 오히려 들여쓰기를 한 번 더 함으로써 합계와 세부항목을 구분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취향 차이일 듯 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아마존에 한 표)

 

#4 문제 분석 (2/2)

이런 식의 숫자 정리가 보편적이긴 하지만 부적합할 경우도 있습니다. 위에서 예로 든 아마존과 페이스북 자료는 기업의 한 해 성과를 공개적으로 보고하는 Annual Report에 있는 자료입니다. 최대한 많은 정보가 객관적으로 표현될 수록 정보 사용자에게 도움이 됩니다. 그런 이유로 좌측열의 항목이 상당히 세부적으로 표시됩니다. 항목의 개수가 많은 만큼 표시되는 기준은 단순하구요. 카테고리, 세부항목, 소계 순서로 나열하고 각 단계마다 들여쓰기로 구분합니다. 찬찬히 살펴보기만 하면 헷갈리지 않죠. 그런데 프리젠테이션이라면 어떨까요? 저런 표현방식이 적합할까요? 프리젠테이션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료의 목적이 기업의 현황을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사실을 부각하여 상대방을 설득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위와 같은 표현은 아주 무책임하거나 무모한 방식이 되어버립니다.

 

제가 손한 부서는 지원부문 경영기획팀입니다. 저희 담당임원이 이번에 대표에게 적자가 구조화된 사업장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안 하려고 합니다. 제안내용은 손익 현황 다음에 바로 이어집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제안 내용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선 제안의 당위성이 잘 표현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기존의 양식으로는 어딘가 부족해보이는 거죠. 사업장 (b)가 적자가 나고 있다는 것도 한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위의 자료는 예시를 위해 간략화 한 내용이고 실제 자료는 훠..얼..씬 복잡하답니다.)

 


 

문제는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한눈에 보기 좋은 자료를 만들 수 있을까요? 다음 글에서는 『One Page 정리 기술』이라는 책에서 제안한 '정리의 4가지 기준'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당당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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