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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과장 업무노트

[보고서 어휘 살펴보기] 효율 vs. 효과

by 정글거북이 2020.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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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런 내용을 다룹니다

효율과 효과 그 의미 차이를 잘 알고 계신가요? 비슷한 듯하면서 의미가 다른 대표적인 단어 가운데 하나인데요. 많은 분들이 그 차이를 알고 계시지만, 또 여전히 헷갈리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효율과 효과의 의미를 좀 더 정확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1 프롤로그

"이게 효율적인 방식이 맞나요? 확실해요?"

"네...이렇게 진행하면 시장 상황을 훨씬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니... 시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좋지만, 서울 시내 한식 레스토랑 운영 현황을 파악하는데 일일이 전화를 돌려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게 뭐죠?"

"혹시 폐업하지는 않았는지, 브레이크 타임은 있는지, 주로 잘 팔리는 메뉴가 뭔지, 예약은 가능한지 같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정보들이 있으면 시장 상황이 훨씬 명확히 보일 것 같습니다."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는데요. 주임님. 서울 시내 한식 레스토랑이 한두 개도 아니고 일일이 전화를 돌리려면 우리 둘이 며칠이 걸릴지도 모르는데, 지금 상황에서 그게 꼭 필요한 정보냐고요!!"

미팅 갔다 돌아오는데 사무실에서 채대리와 표주임이 나누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채대리가 입사가 빨라서 직급은 더 높지만 나이는 표주임보다 어립니다. 둘 다 고집이 있어서 종종 업무에 이견을 보이면 저렇게 언쟁을 하곤 합니다. 채대리는 리소스도 한정되어 있는데 일을 좀 효율적으로 진행하자고 설득 중인거 같고, 표주임은 일단 알 수 있는 정보는 모두 다 알아보자고 하는 것 같네요. 얼마 전에 마팀장에게 자료 조사가 충분하지 않다고 호되게 한소리 들었던 터라 더 고집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네요.

#2 문제분석

효율은 노력 대비 성과의 비율, 효과는 기대 대비 성과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이 상품은 에너지 효율이 좋습니다', '이 약을 드시면 효과가 바로 나타날 겁니다.' 이렇듯 일상생활에서 그 차이를 구분하는데 별로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에너지 효과가 좋다고 이야기하는 분도 없고, 약을 보고 효율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분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단어가 회사 보고서로 들어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업무 효과 확인', '효율적인 프로젝트 추진',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 '커뮤니케이션 효율 향상' ··· 회사 언어에서 효율과 효과는 빈번히 활용되고 서로 교차로 사용되어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업무 효과 확인 / 업무 효율 확인

  • 효율적인 프로젝트 추진 / 효과적인 프로젝트 추진
  • 커뮤니케이션 효율 향상 방안 / 커뮤니케이션 효과 향상 방안

일상생활에서는 용도가 한정되어 있어 헷갈리는 경우가 별로 없지만, 회사 생활에서는 사용되는 범위가 넓은 단어가 바로 '효율'과 '효과'입니다.

 

#3 본뜻

효율 (率 / 본받을 효, 비율 율) - 들인 힘과 노력에 대하여 실제로 얻은 효과의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 [고려대한국어대사전]

본받을 효(效)는 기본적으로는 '본받다', '배우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배움의 효과가 '나타나다', '드러내다'라는 뜻도 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비율은 일을 했을 때, 효과 드러나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효과 (果 / 본받을 효, 열매 과) - 어떤 목적을 지닌 행위에 의하여 나타나는 보람 있는 일이나 결과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열매 과(果)'는 성과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결과'라는 말에도 과(果)가 들어가죠. 효과가 있다는 말은 일을 했을 때 그에 따른 열매(결과, 성과)가 나타남을 의미합니다.

 

#4 보고서를 위한 적절한 사용

업무 효과 확인 / 업무 효율 확인

  • [예시] 업무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었느냐 / 들인 노력에 비해 적절한 성과를 얻었느냐 (성과를 얻기 위해 들인 노력이 적절했느냐)

효율적인 프로젝트 추진 / 효과적인 프로젝트 추진

  • [예시] 정해진 기한 내에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가 / 프로젝트 진행 단계마다 확실한 성과물을 생산해내는가

커뮤니케이션 효율 향상 방안 / 커뮤니케이션 효과 향상 방안

  • [예시] 메신저 등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회의 참석 인원 제한 / 회의 아젠다 사전 공지, 미팅 후 내용 요약 및 피드백

#5 에필로그

업무를 효과적으로 할 것인지 효율적으로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습니다. 일의 성격에 따라서도 다르고, 상사의 스타일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마팀장의 경우는 정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입장이고 매번 시시콜콜한 사항까지 확인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마음이 여유로운 편도 아니어서 업무 지시해 놓고 뒤돌아서서 재촉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매번 업무를 할 때마다 기가 빨리는 느낌이죠. 업무의 효과와 효율, 풀리지 않는 딜레마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려면 평소 정보를 폭넓게 수집하고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다변화해야 합니다. 이 일이 또 저의 몫이기도 하지요. 제가 모자라면 제 밑에 있는 사람들이 고생합니다. 오늘도 화이팅.

 

아... 일단 저 싸움부터 말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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