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어휘 살펴보기] 지협적? 지엽적!

#0 이런 내용을 다룹니다

보고서 쓰느라 머리가 터질 것 같으시죠? 문장 한줄 쓰는데 수십분이 들기도 합니다. 보고서 쓸 때 시간낭비를 줄이려고 애매한 단어를 하나하나 정리하고 있어요. 이번 글에서는 지협적, 지엽적 과연 어떻게 써야하는지 알아봅니다. 서프라이즈로 우리가 보고서 작성할 때 자주 사용하는 동사들도 정리한 비밀노트도 공개해드리니 지금 바로 확인하고 오세요.

 

「보고서 필수단어 동사편」 지금 바로가기

(보고서 쓰다가 막힐 때 쭈욱 훑어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1 프롤로그

잡지를 읽다보니 기사 중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19는 과거 전염병과는 양상이 다르다. 이전의 전염병은 넓은 범위의 시장에 영향을 미쳤으나 지협적이었다.'

뭔가 이상합니다. 지협적이란 말이 미묘하게 신경을 건드립니다. 이게 이런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던가? 궁금한 어휘가 있으면 바로 확인을 해봐야지요. 검색창에 '지협적'을 입력합니다. 어라? 그런데 이상합니다. 어휘사전에 지협적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지협'이라는 단어만 나오네요. 지리 용어로 두 개의 육지를 연결하는 좁고 잘록한 땅을 의미합니다.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뭐가 잘못된 건가 싶어 주변을 살펴보니 위쪽에 '지엽적 검색 결과 보기'라는 링크가 있습니다. 아... 이거 지엽적이 맞는 단어인가 보네요. 

#2 문제분석

지협적, 지엽적. 헷갈리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간혹 신문기사에서도 잘못 사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상 대화에서 왕왕 사용되는 단어임에도 저 역시 정확한 뜻과 표기를 모르고 사용했었네요. 

#3 본뜻

지엽 (枝葉 / 가지 지, 잎 엽) - 본질적이거나 중요하지 않고 부차적인 것 [표준국어대사전]
가지와 잎이라는 뜻입니다. 그 말 그대로 사물의 큰 줄기가 아닌 가지나 잎처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을 '지엽적'이라고 표현합니다. '지엽적인 사항에서 벗어나서 본질적인 부분을 다루자', 이런 식으로 사용되곤 합니다. 

'지협'은 일상 대화에서 지엽을 편하게 발음하면서 변형되고 오해된 단어로 보입니다. 지엽이 부차적인 것이라는 뜻이 있으니 맥락 상 '특정 부분에 국한된'이란 의미로 그 뜻이 변형되어 사용되곤 합니다. 위의 잡지에서는 '과거의 전염병이 전 세계에 퍼졌어도 크게 이슈가 된 것은 일부 지역에 국한되었다'는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지협'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인데, 아마도 땅 지(地)와 좁을 협(狹)의 합성어 정도로 인식하였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狹狹

#4 보고서를 위한 적절한 사용

• 지엽적인 논의에서 벗어나 핵심 이슈 도출
• 충분한 매출을 확보하여 지엽적인 문제 해결

'지엽'이라는 단어는 글보다는 대화에서 더 자주 사용됩니다. 그래서 '지협'이라고 오해되는 경우도 많은 거겠지요. 참고로 네이버 영어사전에서 '지협적'이라고 검색하면 '출처:웹수집'으로 minor, local이란 뜻이 나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지엽'을 오해하고 계신가 봅니다.

#5 에필로그

지엽의 뜻과 표기를 정확히 알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하네요. 기분 좋게 정수기에서 물 한잔을 따라 마시고 있는데 복도에서 마팀장이 누군가와 대화하며 궁시렁거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나 참, 그러니까 상황을 좀 대국적으로 보자는 말이야!! 왜 자꾸 이런 지협적인 이슈에 매달려서 시간을 낭비하는데~!!"

훗... 기회 될 때 한번 알려줘야겠네요. '지협' 아니고 '지엽'이라고요. 
그럴 날이 올까 모르겠습니다.

이크, 들어오네요. 빨리 자리에 앉아 일하는 시늉이라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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